日최고재판소 "심한 치매환자 유발사고, 가족 배상책임 없다"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는 1일 치매 환자가 배회하다 전차에 치여 숨진 사건에 대해 가족의 감독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최종 판결을 내렸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2007년 아이치(愛知)현 오부(大府)시에서 치매에 걸린 91세 남성이 전차에 치여 숨진 사고에 대해 1, 2심은 "가족의 감독 책임이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당시 사고 철도회사인 JR도카이(東海)측이 "사고로 인해 대체운동 등에 들어간 비용 등 총 720만엔(약 7천890만원)을 배상하라"고 유족들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대한 판결이었다.

민법상 책임능력이 없는 사람이 유발한 손해는 '감독의무자'가 배상하도록 한 규정을 적용해 사망자의 유족에게 배상책임이 있다고 인정한 것이다.

다만 사고 사망자와 장남이 20년 이상 떨어져 살았다는 점에 대해서는 판결이 갈려 1심은 부인과 장남 모두에게 총 720만엔 배상판결을 내렸지만, 2심은 부인에게만 감독책임을 인정해 360만엔을 배상하도록 판결했었다.

그러나 최고재판소는 "가족이 용이하게 감독할 수 있는 경우 등은 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는 사례도 있지만, 이 사건은 거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급심 판결을 뒤집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최고재판소는 "함께 사는 배우자라는 이유로 감독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며 "사망자는 치매 정도가 심해 감독 가능한 상황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일본 신칸센<< AP=연합뉴스 자료사진 >>

일본 후생노동성은 지난해 말 기준 일본의 치매 환자가 52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런 추세면 2025년에는 700만명으로, 65세 이상 고령자 5명 중 1명이 치매환자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에 따라 지난해 1월 '신오렌지플랜' 이라는 치매 환자 예방 및 치료 5개년 계획을 세우는 등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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