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스즈키와 손잡고 인도시장 공동개척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세계 최대의 자동차 생산 업체인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역시 일본의 소형차 업체인 스즈키와 합작 형태의 제휴 교섭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2위 인구대국인 인도를 포함한 신흥국 시장을 겨냥한 조치다. 두 회사는 상대방의 주식을 교차보유하는 형태로 제휴를 맺고, 신흥시장에서 인기인 소형차 생산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27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도요타와 스즈키는 대등한 위치에서 고도의 환경기술, 저비용 생산 노하우 등 양사의 강점을 갖고 인도 등 신흥국에서의 소형차 수요를 공동으로 개척할 방침이다.
자동차 업계에서 현대차와 독일 폴크스바겐 등 세계 각국 업체의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일본 2개 사의 제휴로 신흥국 시장에서의 경합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세계판매 대수가 279만대인 소형차 업체 스즈키는 일본 국내의 경자동차 부문에서 다이하쓰공업과 함께 시장을 견인해 왔다. 저비용의 차조립에 강점을 가진다. 주수익원은 인도에서의 승용차 사업이다.
스즈키의 인도 시장 점유율은 40%로 1위이다. 약 30년에 걸쳐서 구축한 인도내의 판매망은 탄탄하다. 이 판매망이 인도에서 사업 확대를 추구하는 도요타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도요타는 1997년 인도에서 현지생산 자회사를 설립했지만, 판매가 늘지 않아 현재의 점유율은 겨우 5%에 머물고 있다. 스즈키와 협업체제를 구축, 강한 경쟁력을 갖춘 태국이나 인도네시아 이외의 아시아권에서 판매우위를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도요타는 그룹 전체 판매가 약 1천만대로 세계 1위이다. 하이브리드차(HV) '프리우스'나 연료전지차(FCV) '미라이' 등으로 대표되는 에코카나 자동운전 등의 안전기술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향후 세계적으로 환경이나 안전면에서의 규제가 강해질 전망이고, 자동운전 등의 IT(정보기술)화가 불가결하기 때문에 스즈키는 도요타의 차세대기술을 활용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도요타·스즈키 양사는 앞으로 제휴에 관한 협의를 다각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도요타그룹과 스즈키가 주식을 교차보유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도요타는 스즈키와 제휴하는 것은 물론 다이하쓰를 완전 자회사화할 방침이다.
스즈키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의 제휴해소를 한 뒤 독일 폴크스바겐(VW)과 2009년12월 자본제휴를 맺었다. 그런데 경영권이나 기술공개 등의 문제에 이견이 생겨 국제중재를 통해 작년 9월에 자본제휴를 해소했다.
카리스마 경영자인 스즈키 오사무 회장(85)의 후계자로 장남인 스즈키 도시히로씨(56)가 작년 6월 사장에 올랐다. 스즈키는 약 4천600억엔을 투입해 VW로부터 다시 매입한 발행완료 주식 20% 중 일부를 소각한다.
세계의 자동차업계에서는 도요타그룹, VW, GM이 3강을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는 르노·닛산에 이은 세계 5위 판매량을 기록중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덧붙였다.
GM과 혼다가 FCV개발 등으로 제휴하는 등 현재 각국 자동차 업체는 경쟁과 함께 '적과의 동침'도 불사하는 협조 체제도 구축하려고 한다. 글로벌 판매 최고인 도요타와 일본계로는 닛산자동차, 혼다에 이은 네 번째 업체인 스즈키가 제휴 교섭에 들어가, 자동차업계의 세력도에 큰 영향을 주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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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01/27 09:39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