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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82세 생일 일왕 "과거전쟁 깊이 생각함이 日 장래에 중요"
성 명 : 관리자 날 짜 : 2015-12-23 10:07:21   조 회 :   215   

 

82세 생일 일왕 "과거전쟁 깊이 생각함이 日 장래에 중요"

전후 70년인 올해 여러번 전쟁 거론…죽은 민간선원 거론땐 말 못잇기도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아키히토(明仁) 일왕은 82세 생일(23일)에 즈음한 기자회견에서 "전쟁을 모르는 세대가 늘어나고 있지만 과거의 전쟁을 충분히 알고 깊이 생각하는 것이 일본의 장래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23일 일본 언론에 의하면 아키히토 일왕은 생일에 앞서 진행한 회견에서 "여러 면에서 지난 전쟁을 생각하며 보낸 1년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일왕은 특히 전쟁 당시의 민간인 희생에 대해 "평화시기였다면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의미 있는 인생을 보냈을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것을 생각하면 매우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간인 선원의 희생을 예로 들며 "장래에 외국 항로의 선원이 되길 꿈꿨던 사람들이 군인과 군용 물자 등을 실은 수송선의 선원으로 일하다 적의 공격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고 안타까워했다.

민간인 선원의 희생을 언급할 때에는 감정이 북받쳐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고 아사히 신문이 전했다.

전후 70주년인 올해 일왕은 누차 전쟁에 대한 공부와 반성을 강조해 '전쟁 가능한 일본'을 향해 나아가려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행보와 대조를 이뤘다.

일왕은 1월 1일 신년소감에서 "이번 기회에 만주사변으로 시작한 전쟁의 역사를 충분히 배우고 앞으로 일본의 존재 방식을 생각하는 것이 지금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고, 8월 15일 전몰자 추도식에서는 "앞선 대전에 대한 깊은 반성"을 거론했다.

'과거 전쟁을 깊이 생각하는 것이 일본의 장래에 중요하다'는 이번 생일 회견 발언은 "전쟁에는 아무 관계가 없는 우리의 자녀나 손자, 그리고 그 뒤 세대의 아이들에게 사과를 계속할 숙명을 지게 해서는 안 된다"는 아베의 전후 70년 담화(아베 담화) 내용과 강조점의 차이를 느끼게 하는 측면이 있다.

아울러 일왕은 "나이를 실감하는 때가 잦아지고 행사 때 실수도 있었다"며 "하나하나의 행사에 주의 깊게 임해 조금이라도 그런 일이 없도록 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 15일 전몰자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낭독하기 전 묵념하는 순서를 빼먹고. 10월 25일 도야마(富山)현에서 열린 행사 때 메인이벤트가 진행되는 것을 지켜본 뒤 '진행됐느냐'고 묻는 등 실수를 한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일왕의 실수가 일부 매체에 보도되면서 건강 이상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편, 아사히는 일왕의 도쿄 도(都)내 또는 지방 방문 행사 빈도가 그의 아버지인 쇼와(昭和) 일왕이 같은 연령이었을 때의 2배에 달하고, 부임한 외국 주일 대사와의 면담 등은 약 5배라고 소개했다.

일왕은 이 같은 일정 소화에 대해 "당분간은 이대로 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고 있지만 궁내청(왕실 담당 관청)은 공무 부담 경감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아사히는 전했다.

일왕 내외(AP.연합뉴스.자료사진)

 

jhch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5/12/23 09:4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