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왕자 "전쟁 있었다는 사실 늘 기억에 남겨둬야"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아키히토(明仁) 일왕의 차남인 아키시노노미야(秋篠宮) 왕자는 "전쟁이 있었다는 것을 항상 기억에 남겨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키시노노미야 왕자는 30일 50번째 생일을 맞아 일본 언론과 사전에 진행한 인터뷰에서 전후(戰後) 70주년인 올해 조부인 쇼와(昭和) 일왕의 항복 메시지(옥음방송) 원본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고 소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아키시노노미야 왕자는 "나 자신은 전후 20년이 지나서 태어났다"고 소개한 뒤 전쟁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당시 상황을 아는 사람에게서 듣거나 서적을 읽는 등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20대인 자신의 두 딸에게 "전후 70주년의 해를 하나의 계기로 삼아 전쟁에 대해 알아가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올해 일본 왕실 인사들은 전쟁에 대한 기억과 공부의 필요성을 잇달아 강조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1월 1일 신년소감에서 "이번 기회에 만주사변으로 시작한 전쟁의 역사를 충분히 배우고 앞으로 일본의 존재 방식을 생각하는 것이 지금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고, 8월 15일 전몰자추도식에서는 "앞선 대전에 대한 깊은 반성"을 거론했다.
또 미치코(美智子) 왕비는 지난 10월 20일 81세 생일을 맞아 진행한 일본 언론과의 서면 회견에서 "올해는 내 주변에서도 차세대 또는 그 다음 세대 사람들이 각종 행사나 전시장을 찾아 진지하게 전쟁과 평화에 대해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음을 든든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일왕 장남인 나루히토(德仁) 왕세자는 지난 2월 만 55세 생일(2월 23일)을 앞두고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전쟁의 기억이 흐려지려고 하는 오늘날, 겸허하게 과거를 돌아보고 전쟁을 체험한 세대가 전쟁을 모르는 세대에게 비참한 경험이나 일본이 밟아온 역사를 올바르게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왕실 인사들의 이 같은 발언들은 전쟁을 할 수 있는 '보통국가'를 향하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행보와 맞물려 미묘한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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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5/11/30 09:23 송고